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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언도 필요없고, 메시지도 필요없다

조언도 필요없고, 메시지도 필요없다

1:1이나 다양한 사람들과의 소수 모임에서 속 깊은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각자의 고민을 듣게 된다. 커리어나 성취에 대한 조바심 뿐 아니라 의미있는 관계의 상대적 결손감에서 오는 고독감, 진정한 자신을 만나고 싶지만 엄두가 나지 않는데서 오는 불안 등 20대부터 70대까지 다양한 이야기를 듣고 들었다.

작은 그릇으로 그 자리에서 귀기울여듣고 공감하기에 급급했던 나에게 도움이 되었던 것은 아우슈비츠의 생존자로 유명한 빅터 프랭클의 의미치료 Logo Therapy 기법이었는데, 존재 본연에 집중하고, 사람과 사람이 다가가는 방식이라 좋았다.

  1. 사람은 나치 수용소 정도의 희망 따위는 없는 환경이라도 의미를 발견한다면 이겨낼 수 있다.
  2. 의미를 발견하지 못하면 누구나 (타인이 보기에는 이해할 수 없는 자극이나 상황에서도) 삶을 포기하거나, 폐인이 될 수 있다.
  3. 그런 의미는 세상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하면서 의미를 발견하는 창조적 가치의 방식이나, 경험이나 관계를 통해서 얻을 수 있는 경험적 가치의 방식이나, 스스로 어떤 마음을 먹고 해석을 달리하는 태도적 가치의 방식으로 얻을 수 있다.
  4. 우리는 누구나 봉사활동 등으로 창조적 가치를, 사랑/우정/여행/사색 등으로 경험적 가치를, 일체유심조 등의 마음가짐의 전환을 통한 태도적 가치를 지닐 수 있다.
  5. 사람은 누구나 다른 존재와는 대체가 불가능한 유일무이한 존재라는 사실을 알고 받아들일때 삶의 의미를 찾을 수 있다.
  6. 다만 '사랑'은 주고 받음을 통해서 수동적으로도 삶의 의미를 채울 수 있다.
  7. 인간은 본질적으로 아프거나 상처받지 않는 영적 존재이다. 어떤 일도 순간적으로 몸과 마음을 아프게 할 수는 있지만 존재 자체를 훼손할 수는 없다.
  8. 그러므로 누구나 다시 일어날 수 있다.

1:1을 하면 동료들의 업무적 이야기 뿐 아니라 삶에 대해서도 듣게 된다. 삶의 주요한 구성요소가 업무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이 돌아오지 않을 삶의 순간을 함께하는 동료의 이야기는 소중하지 않을 수 없었다.

어떤 동료가 진로와 재능을 발견하지 못하고 힘들어할 때, 그에게 애자일, 그로스해킹, 데이터드리븐 등의 교육과 프로젝트에 노출되는 상황을 만들어주었더니 수개월내에 스스로 공부하며 다시 태어나고 삶에 의욕을 불태웠다.

한 리더는 높은 눈높이에 비해 리더십의 마음과 팀원들과의 상호작용 경험이 힘들어 샤워할때 소리를 지르며 마음을 가다듬곤 했다고 했다. 그에게 리더의 포지션이 아니라 단독 프로젝트에 집중하며 다른 리더를 곁에서 볼 수 있게 해주었더니 건강도 회복되고 성과도 좋아지기 시작했다.

건강과 가족, 자기계발 모두에서 생각지 않은 일이 연속적으로 일어나는 멤버가 있었다. 그는 어느날 문득 회사내에 붙은 '자유(Liberty) : 삶의 주인이 되는 궁극의 자유를 추구한다'라는 말을 보고 평소와 달리 생각에 잠겨들었다. '나는 삶의 주인인가. 그저 끌려다니기만 하는 노예인가.' 그는 순간 깨달음을 얻고 웃음을 지을 작은 여유를 찾았다.

고통은 하루 아침에 해소되지 않는다. 다만 신체적 고통을 진통제로 경감시키며 회복기를 덜 힘들게 할 수 있듯, 정신적 고통도 삶의 의미를 통해 줄일수 있다. 아니, 찾는 과정만으로도 현저하게 경감된다.

70세 유튜버 밀라논나 장명숙은 보석같은 인터뷰로 영혼을 채우는 [김지수의 인터스텔라]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겁주지 않아도 어차피 삶은 무겁다. 젊은이들은 더 무겁다. 그러므로 말이라도 경쾌하게 해주자. 자존감이 없다면 사회는 더 고단하기만 하다. 그들에게는 (나같은 이의) 조언도 필요 없고 메시지도 필요없다. 젊은이는 충분히 고맙고 가엾고 경이로운 존재이다.'

삶의 의미를 찾을 수 있도록 스스로를, 동료를, 이 세상을 돕는 것으로 충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