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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의 탁자와 회사 비용

회의 탁자와 회사 비용

아침에 일어나 이를 닦는 습관이 있습니다. 이를 닦으면 으레 물을 쓰게 됩니다.

어릴 적, 이를 닦는 몇 분이지만 '물을 아껴쓰라'는 말을 들으며 자랐습니다.

'물 좀 아껴쓴다고 엄청 부자가 되는 것도 아니고, 물 좀 쓴다고 가계에 타격이 있는 수준도 아닌데, 왜 부모님께선 그렇게 말하셨을까?'

어른이 되고 스스로 돈을 벌면서 생각을 합니다.

제가 처음 브라운백에 왔을 때, 둘러앉아 회의하던 둥근 탁자가 떠오릅니다.

이미 5년도 지난 이야기이네요. 그때, 사람으로 비유하면 브라운백은 신생아였네요.

둥근 탁자를 가리키며 이 테이블은 돈 주고 사온 게 아니라고 했어요. 길을 가다 재활용으로 내놓은 탁자를 가져와서 잘 쓰고 있다며 즐겁게 이야기하던 대표님과 김팀장님의 웃음이 지금도 생각납니다.

사용감은 있지만, 이 탁자는 수년 동안 회의용 책상으로, 때론 업무용 테이블로, 종종 식탁으로 잘도 사용돼 왔습니다.

문득, 물을 아껴쓰라고 하던 부모님의 목소리가 둥근 탁자 위로 오버랩됩니다.

신생아 브라운백이지만, 탁자를 돈 주고 산다고 회사에 큰 타격이 있을 정도는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둥근 회의 탁자에 담긴 스토리를 들으면서 저는 회사와, 멤버들의 돈에 대한 관점과 사업에 대한 진지함을 느꼈습니다.

다행히도 브라운백은 이제 아장아장 걷는 정도는 되어서, 그때보다는 더 좋은 테이블과 책상을 살 수 있게 됐습니다.

그래도 여전히 우리 멤버들은 '이 돈을 정말 잘 쓰고 있는걸까?' 질문을 많이 합니다.

조금 오버스럽게도 갑자기 아마존의 문짝 책상이 떠오릅니다.

아마존 생각이 나게 만드는 브라운백의 둥근 회의 탁자는 지금도 회사에 있습니다.

자유(Liberty)룸이라 쓰여있고, 대표님 방이라 부르지만

실제로는 멤버들의 소규모 회의가 자주 있는 공간에서

탁자 본연의 충실한 역할을 하면서

그리고 저와 멤버들에게 아마존 문짝 책상을 떠올리는 2막의 역할을 하면서.

회의 탁자는 지금도 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