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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의 시야, 벌레의 시야 : 삶을 바꾸는 해석의 힘

새의 시야, 벌레의 시야 : 삶을 바꾸는 해석의 힘
Photo by Damien DUFOUR Photographie / Unsplash

삶은 업무, 건강, 인간관계, 취미 등 복잡한 요소로 이루어져 있다. 나이가 들고 사회생활이 깊어질수록 신경써야할 요소가 많아진다. 복잡한 삶을 어떻게 바라보아야 할까?

다음과 같은 자연의 지혜에서 우리는 좋은 가이드를 얻을 수 있다.

버드아이뷰 Bird's-eye view 는 새처럼 위에서 내려다 보는 시야를 이야기한다. 전체를 조망하는 시각을 가질 수 있고, 앞뒤를 고려할 수 있다. 다만 새가 사냥할때 그러듯, 실제로 시야속으로 다가가기엔 좀 거리감이 있다.

반대되는 용어로 웜즈아이뷰 Worm's-eye view 란 말이 있다. (앤트뷰 Ant's view 라고도 한다). 아래에서 보는 시야를 이야기한다. 주로 눈앞의 개체에 사로잡히고, 상대적으로 스스로의 힘이 약해보이는 효과를 제공한다.

같은 일이라도 시야에 따라 전혀 다른 해석을 보여주는 사례는 너무나 많다.

흥부전에서 흥부는 배고픔이란 문제 해결을 위해 주걱으로 뺨을 맞는 수모를 겪고도 밥풀이라도 조금 더 달라고 하는 발상의 전환을 보인다.

넷플릭스의 초대 CEO는 크리스토퍼 리드가 아니다. 공동 창업자이자 초대 CEO였던 마크 랜돌프는 자서전 '절대 성공하지 못할거야(넷플릭스 창업시 모든 사람들이 이렇게 이야기했다고 한다)'에서 놀라운 시야를 보여준다.

그는 기존 스타트업 경험에서 착안해 넷플릭스 창업 당시 모두가 반대하는 아이디어는 오히려 할 만한 아이디어라고 생각했고,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서 거절당하는 경험을 실제로 구걸하는 경험을 했던 것과 비교하며 역치를 올려 극복한다. 그는 구걸하며 모르는 사람에게 빵 하나를 살 돈을 받을 수 있다면, 사업을 제안하며 투자자에게 돈을 받는 것은 훨씬 쉬운 일이라고 설명한다.

삶은 해석의 문제다.
모든 일에는 장단점이 있다.
브라운백 커피 로스팅 센터에 2019년 불이 났을때 너무 당황하고 미안했다. 멤버들과 생산하기 위해서 잠시 손을 빌려준 아르바이트 생들도 누군가의 소중한 아들 딸인데 누가 다치기라도 한다면 나는 어떻게 감히 사업 나부랭이를 한다고 할 것인가.

다행히 아무도 다치지는 않았지만 금전적으로 큰 손실을 입었고, 사업에도 고민이 크게 들었다. 나는 정말 동료들이 행복한 회사를 설계하고 있는가. 제대로된 사업가가 맞기는 한가 반성하고 되돌아 보았다.

그런데 그 때 이후로 그 경험을 바탕으로 공급망의 관리, 차세대 QC 체계 수립 등 좋은 일이 쏟아졌다. 그리고 작게 병행하던 신사업(지금의 기업용 커피 머신 구독 사업인 블리스)이 좋은 지표를 찍었다. 그리고 과거보다 떨어진 생산자간의 물리적 거리가 코로나 창궐 이후에 2020년 무탈한 로스팅 센터를 의도치 않게 마련하게 했다.

불이 난 것은 정말 가슴 철렁하고 다시 겪고 싶지 않은 일이었지만 100% 나쁘기만 한 것은 아니었다. 더 좋은 우리가 될 기회를 주었다.

삶은 해석의 문제다.
모든 사람은 장단점이 있다.
어떤 사람의 장점을 찾기 위해서는 버드아이뷰가 필요하다.
왜냐하면 해당 업무의 목표와 그것에 필요한 요소를 고려하며 그 사람의 역량을 파악해야하기 때문이다.
웜즈아이뷰로 그 사람의 당장의 성취나 눈에 보이는 단점에 사로잡힌다면 장기적인 또는 잠재적인 장점을 놓쳐버리기 일쑤다.

반면 디테일의 수준을 높여 고객을 감동시킬 가치를 만드려면 웜즈아이뷰가 필요하다. 눈 앞의 고객이 배고파 하는데, 큰 시장의 고민을 해결하고자 외면한다면 미래는 없다. 당장 곁에 있는 사람의 말과 마음에 귀 기울이지 않고, 언젠가 나타날 귀인을 기다린다면 건강한 관계란 없다.

버드 아이뷰와 웜즈 아이뷰는 둘 다 필요하고, 상황에 따라 익혀서 쓰면 적시에 큰 도움이 된다.

현대 경제의 불확실성을 지적한 나심 탈레브는 다음과 같이 이야기했다.

"유리잔은 깨지기 쉽다(Fragile). 불사조는 죽으면 원래의 상태로 다시 태어난다. 충격에 강하다. (Resilient)
그러나 히드라는 고난을 겪을 수록 강해진다. 목이 잘리면 두 개가 나오고, 두 개의 목이 잘리면 네 개가 나온다. 충격을 받을수록 더 많은 머리를 가지게 된다.(Anti-Fragile)"
안티프래질(나심 니콜라스 탈레브 / 와이즈베리, 2013)

삶은 해석의 문제다.
COVID-19란 위기가 자영업자들에게는 아직도 진행중인 악몽이다.
그런데 배달의 민족, 쿠팡, 마켓컬리, 네이버, 카카오에게는 큰 기회가 되었다.

우리는 새의 시야와 벌레의 시야를 함께 가져야 한다.
주저앉기에는 삶은 길다. 위기를 배움으로 만들 수 있다는 생각을 포기하지 않는다면 언제든 새로운 세상은 기회의 창을 보여줄 것이다.